Ballads In Blue

Various Artists / 2007.06.11 발매

잔잔한 그러나 강렬한 발라드의 유혹...'Ballads in Blue' 

때와 장소에 따라 어울리는 음악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장르와 악기도 마찬가지다.
늦은 밤 혼자 있노라면 자연스레 머리 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에서 들려줬던 차가운 트럼펫 소리 그리고 쳇 베이커의 쓸쓸한 듯한 목소리. 유독 재즈가 가장 잘 어울릴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재즈 컴필레이션을 보면 대부분 위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발라드 곡만을 모아 놓은 앨범들이 대부분으로, 지금 소개하고 있는「Ballads in Blue」역시 여기에 해당된다. 

엔자 레이블 대표 아티스트의 베스트 모음곡


ECM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재즈 레이블로 엔야는 그 동안 토미 플라나간, 엘빈 존스. 엘릭 돌피, 아트 파머, 리 코니츠, 캐니 배론 등과 같은 거장들의 앨범 역시 다수 제작하여 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엔야가 발표한 「Ballads in Blue」는 우울한 발라드라는 컨셉에 맞춰 이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곡들만을 선곡한 엔야의 실험작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뮤지션들이 참여한 점 역시 의도적인 배려로 보인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부담 없는 목소리의 주인공 멜리사 워커는 1997년 엔야에서 데뷔작 「May I Feel」를 발표한 간판 여성 보컬리스트로, 역시 동일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마일즈의 연주로 착각할 정도로 유사한 는 구 유고 출신의 트럼페터 두스코 고이코비치의 작품으로 비록 우리에겐 낯설지만 엔야가 자랑하는 베테랑급 연주인이다.

특히 여러분의 귀를 당기는 노래로는 케빈 마호가니의 가 있는데 그의 매력적이면서도 호소력있는 목소리는 깊음밤, 재즈의 유혹에 푹 빠지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칼 라이쳐의 은 경쾌한 듯 하면서도 잔잔한 기타연주 음악으로 듣는이로 하여금 어느새 그의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만들 것이다. 이외에도 비브라폰과 마림바 연주가로 유럽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거스트 윌리암 칠리스의 와 엔야와 블루 노트를 오가며 폭이 넓은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색소포니스트 베니 월레스의 , 그리고 헬렌 메릴, 줄리 런던의 뒤를 잇는 현대판 쿨 보컬리스트 제니 에반스의 에 이르기까지 제각각 유럽 재즈계에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실력파 뮤지션들이다. 하지만 우울한 발라드라는 테마 아래 그 어느 곡도 귀에 거슬리는 곡이 없다. 재즈 초보자에게는 부담 없이 재즈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로, 재즈 애호가들에게 낯선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