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In Heaven
JK 김동욱 / 2004.05.06 발매
추억의 한 페이지로 우리를 안내하는 감동의 목소리 JK 김동욱 2.5집
영화 < 살인의 추억 >을 통해 다시금 우리 곁으로 다가온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는 가벼우면서도 고급스런 보사노바 스타일로 바뀌었고, 김현식의 노래 ‘내 사랑 내 곁에’는 스탠더드 재즈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1990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여가수 장덕이 작곡하여 이은하에게 준 노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은 김동욱의 소울 창법이 빛을 발하는 곡이다. 역시 김광석의 ‘사랑이란 이유로’, ‘흐린 가을 하늘엔 편지를 써’, ‘이등병의 편지’,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김현식의 ‘비처럼음악처럼’ 등도 재즈와 스탠더드 팝의 아련함과 서정에 기대어 있다.
김동욱이 그러나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까지 획을 그은 선배들에게만 오마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아버지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지난 1995년 세상을 떠난 색소폰 연주가이자 작곡가인 길옥윤의 명곡 ‘이별’, 1970년대 전성기를 누린 김정호의 불후의 히트곡 ‘하얀 나비’ 등을 리메이크 한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뮤지션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이다.
팝 CD에서도 김동욱은 음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그만의 색깔로 부르고 있다. 전설적인 흑인 재즈 아티스트 루이 암스트롱의 불멸의 명곡 ‘What A Wonderful World’,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It's Now Or Never’ 등이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장난기 넘치듯 유쾌하게 부르고 있다.
이미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곡들이라서 부담이 가고, 신경이 쓰일 법도 하지만, 김동욱은 오히려 더욱 대담하게 거장들의 우산 속으로 들어갔다. 존 레논하면 떠오르는 평화의 노래 ‘Imagine’, 지난 1991년 세상을 떠난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가 이끌었던 그룹 퀸의 히트곡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록 기타의 거장 지미 헨드릭스의 ‘Little Wing’ 등은 김동욱만의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신만의 목소리로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