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t
Toni Braxton / 2000.04.25 발매
4월 25일 전 세계에 발매된 앨범 THE HEAT는 일단 토니의 음악적 코드와 소스가 좀 더 다변화되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브랜디(Brandy)와 모니카(Monica)의 듀엣곡 The boy Is mine 이후로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의 If you had my love,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의 Say my name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넘버원 히트곡과 그에 준하는 히트 넘버들을 보유하고 있는 젊은 작곡가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와 손을 잡았다. 그간 브라이언 맥나이트(Brian McKnight), 휘트니 휴스턴과 작업했고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 그리고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신작에도 참여한 이 히트 보증 수표가 그녀의 재기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첫 싱글 He wasn't man enough가 바로 로드니의 곡이다. 3월 18일자 빌보드 싱글 차트에 68위로 데뷔했고 에어플레이만으로 6주만에 24위까지 무난하게 오르더니 4월 28일 자 차트에서는 싱글 발매에 힘입어 순위가 껑충 뛰었다. 현재 3위에 올라 있고 이런 추세면 1위 자리 등극도 우스울 듯. 토니에게도 이 제휴가 남달랐던가? 곡의 인트로에서부터 ‘Dark child’ 라 일갈을 더해 줬다. 이 곡은 워낙 로드니 풍이기도 하지만 그간의 그의 작품과 견주어 보건대 약간 더 스피디하다. 연주는 간결하고 특유의 업템포 리듬 트랙도 토니의 매력적인 저음이 돋보이게 하기 위해 한 발자국 물러나 죽어 있다. 저음 코러스와 고음 코러스를 따로 녹음 해 흡사 게스트 보컬리스트 내지는 백 보컬 세션이 첨가된 듯 보이도록 만든 아이디어도 칭찬해 줄까?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 출신으로 What kind of man would I be 등을 히트시켰던 6인조 R&B 남성 그룹 민트 컨디션(Mint Condtion) 멤버인 케리 루이스(Keri Lewis)와 토니가 공동으로 작곡한 The heat는 리듬 트랙과 호흡을 같이 해 짧게 끊어 연주하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간지럽다.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둬야겠다. Un-break my heart의 연장선상에서 국내 팬들에게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Spanish guitar는 아니나 다를까 다이앤 워렌의 작품이다. 애잔한 멜로디 전개와 라틴 풍의 스패니시 기타 연주 그리고 중간에 삽입된 스페인어 내레이션과 코러스까지 정말 일품이다. 페이드 아웃(fade out) 부분에서 약간의 파격을 시도해 단순히 뱀프 코다(vamp coda)와 프레이징(phrasing)으로 끝내지 않고 새로운 버스(verse)를 끼워 넣는 색다른 맛을 가미했다. 닥터 드레(Dr. Dre)가 게스트 래퍼로 참여한 슬로 힙 합 발라드 트랙 Just be a man about it과 TLC의 레프트 아이(Left Eye)가 함께 한 베이비페이스작의 업 템포 힙 합 넘버 Gimme some은 토니의 변화를 여실히 드러낸다. 다음 번 앨범에선 토니가 직접 래핑을 구사할 지도? 다이앤 워렌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토니를 위해 그리고 이 지구상의 박해받는 여성을 위해 가사를 썼다고 하는 소프트 발라드 I'm still breathing 역시 토니로서는 남다른 감회의 트랙일 것이다. ‘나는 산산조각 나지 않았어. 이렇게 여전히 숨쉬고 있다니까’라고 노래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보다 미니멀(minimal), 어쿠스틱해진 사운드 조성을 즐기는 최근 베이비페이스의 작풍을 느껴보기에 충분한 발라드 트랙 Fairy tale이 꿈결 끝자락처럼 흘러 가버리고 나면 뭔가에 취한 듯 관능미가 전율로 다가오는 The art of love가 이어진다. 저 멀리서 토니가 미소짓고 있다. 토니 브랙스턴이 직접 작곡에까지 손을 댄 Speaking in tongues는 나른한 봄날 오후 같다. Maybe는 그 단잠을 깨우기에 충분한 트랙. 흑인들의 천부적인 리듬 감각에 대해 칭찬을 해야 하는건지 정말 기가 막히다. 보컬 어레인지에서도 리듬감이 퉁겨져 나온다. 토니네 막내 테이마르가 백 보컬로 참여했고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의 고전 Stop, look, listen(to your heart)의 일부가 새로 녹음되어 수록된 You've been wrong에 이어 앨범을 마무리짓는 트랙이 바로 대릴 시몬스 특유의 팝 감각이 묻어나는 Never just for a ring이다. 육하 원칙에 의거해 이 앨범을 구입해야만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어주고 있는 듯 들리는 것은 왜인지? 앗! 어느새!gmv 2000년 05월 양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