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gades
Rage Against The Machine / 2000.12.01 발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흑인들의 음악인 힙 합에서 주로 사용하던 랩과 메탈 사운드와는 공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랩 메탈은 엄청난 대중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미국권을 중심으로 가장 흔하고 쉬운 음악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 이면에는 미국인들 특유의 놀이 문화와 실리주의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 가운데 국내에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주자로 림프 비즈킷과 스턱 모조,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하 RATM)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국내 팬들의 정서와 많은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중성 있는 밴드가 바로 RATM이라고 생각된다. 대중적인 면에 연연하지 않고 이들의 앨범을 구입하는 매니아들은 물론 가끔 일반 팝 팬들에게도 이들의 이름을 들을 수 있는 사건이(?) 생기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이들이 발표한 세 번째 앨범 수록곡 가운데 'Sleep Now In The Fire' 후반에 엄정화의 '포이즌'이 일부 삽입되어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그것은 이들의 레코딩 작업 도중에 우연히 듣게 된 엄정화의 곡을 재미있게 여겨 잠시 삽입했다고 했다. 그 일 이후 이들의 이름은 이들의 음악에 관해서 잘 모르는, 아니 그다지 알고싶어 하지도 않던 사람들에게 또 한번 알려지게 된다.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등장한 서태지가 하드코어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가 인터뷰에서 밝힌 그룹들의 음악은 어느새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졌고 기존의 서태지 팬들은 언제부터 하드코어를 열심히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콘이나 림프 비즈킷, 스턱 모조, RATM이라는 그룹에 주목하게 되었다.
물론 이들의 대다수는 이미 RATM이 국내에 한차례 공연을 한 적이 있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많은 팬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랩 코어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RATM은 얼마 전 보컬리스트 잭 드 라 로차를 잃었다. 본작은 새로운 보컬리스트 영입에 록 팬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최고의 랩 코어 그룹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최근 앨범이다. 특이하게도 12곡 모두 이들의 곡이 아닌 리메이크 넘버들로 채워져 있다.
사이프러스 힐이나 브루스 스프링스틴, 롤링 스톤즈, 밥 딜런 등의 곡들을 이들만의 랩 코어 스타일로 만들고 있으며 이미 RATM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에게는 새로운 느낌을 줄 것이다. 새로운 보컬리스트로 사이프러스 힐의 비 리얼(B Real)의 가입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상태는 아니고 어떤 멤버가 가입을 해도 이들의 커다란 음악 방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