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Aint Safe No More

Busta Rhymes / 2002.11.26 발매

데뷔 이후 5년 여의 세월이 흐르도록 [엘렉트라(Elektra)] 레이블에 머물며 활동했던 괴짜 래퍼 버스타 라임스가

클라이브 데이비스가 경영하는 [J 레코드]로 이적 후 발표하는 두 번째 앨범이자 통산 여섯 번째 정규 앨범.

전작 [Genesis]가 'Pass The Courvoisier' 그리고 'Break Ya Neck'와 같은 굵직한 싱글 히트곡을 낳으며 [빌보드] R&B/힙 합 앨범 차트 2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던 것을 기억하는가. 1997년의 [When Disaster Strikes]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바야흐로 그에게 제2의 전성기가 오려는가 싶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지난 11월 말 발표된 본 앨범은, 12월 14일 자 [빌보드] 팝 앨범 차트 42위에 등장하는데 그쳤다. 역시 앨범 타이틀대로 좀 불안해(Ain't Safe) 보인다. 서두른 듯 보이는 신작인지라 함량 미달일까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 예전 같으면 쇼와 공연 후, 파티를 진탕 즐겼을 버스타 라임즈지만 이젠 달라졌다. 허송세월하고 노느니 새로운 곡을 만드는 일이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즐겁다는 것이다.

1월 중에 전미 투어가 시작되면, 자연스레 음반 판매고도 동반 상승할 테니, 염려 푹 놓기를.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는 1998년 [Extinction Level Event], 그리고 2000년의 [Anarchy]의 연장선상에 서 있고, 특유의 철학관(새로운 세계에 대한 선지자적인 외침)은 9.11 테러 사건을 언급한 타이틀 트랙을 통해 심화되어 드러난다. 아울러 넵튠스의 프로듀싱 공조가 앨범 여기저기에서 목격되지만, 총 지휘권은 여전히 자신에게 남겨둠으로써 전체적인 통일성을 구가하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파티 힙 합 넘버 'Make It Clap'이 싱글 차트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섀기를 믹스한 듯 들리는 'Hey Ladies', 인도풍의 민속 음악 연주가 흐르는 'Take It Off Part 2' 역시 인상적이다. 머라이어 캐리가 게스트 보컬리스트로 참여한 'I Know What You Want'는 차기 싱글 내정작으로 버스타가 가진 노래하는 래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칼 토머스(Carl Thomas)가 'The Struggle Will Be Lost'에서 윤기 넘치는 보컬을 들려준 일도 기억해 두자. 경력으로도 중견급이고, 탄탄한 실력을 갖춘 개성 만점 래핑 스타일을 겸비한 그인 만큼, 기획력이나 비주얼에 더 신경 쓰는 신예 래퍼들에 눌려 기를 못 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