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d Tha Cost To Be Da Boss
Snoop Dogg / 2002.11.26 발매
닥터 드레의 [The Chronic] 앨범을 통해 힙 합 신에 등장해 '90년대 서부 힙 합/갱스터 랩 스타로 급부상했던 스눕 독은 특유의 느릿느릿, 간결한 랩 스타일로도 크게 주목받았다. 살인 사건에 연루되면서 모종의 신비감까지 자아냈던 1993년작 솔로 데뷔 앨범 [Doggystyle]은 차트 1위로 데뷔한 최초의 힙 합 앨범이라는 영예를 누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수그 나이트(Suge Knight)와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몇 년 그의 음악 생활은 그간의 업적을 깎아 먹기에 충분한 졸작들로 채워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그의 6번째 앨범 [Paid Tha Cost to Be Da Bo$$]의 의의가 그만큼 더 크다 하겠다. 'Bo$$ Playa', 'Suited 'n' Booted'와 같은 전형적인 스눕 독 스타일 트랙 간간이 'I Believe In You'와 같은 뜻밖의 러브 발라드가 배치된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넵튠스가 공동 작업을 펼친 'From Tha Chuuuch To Da Palace', 갱 스타(Gang Starr)의 DJ 프리미어(Premier)가 힘을 보태 동-서 힙 합의 조화를 선보인 'The One And Only' 와 같은 곡이 그가 닥터 드레 없이도 꿋꿋하게 홀로 설 수 있음을 만방에 알린다. 늘 진정한 핌프(pimp)이자 대부(godfather)의 모습으로 비치길 희망했던 그가 난데없이 섹스광으로 변신한 'Lollipop'은 제이 지 그리고 네이트 독(Nate Dogg)이 협연을 펼쳤다. 두 곡의 리메이크 곡이 담긴 점도 각별하다.
에릭 비 앤드 라킴(Eric B. & Rakim)의 'Paid in Full'을 'Paper'd Up'으로, 머라이어 캐리도 손 댄 바 있는 로버트 파머(Robert Palmer)의 히트 곡 'I Didn't Mean to Turn You On'을 'Wasn't Your Fault'로 탈바꿈 시켜 놓고 있다. 이래저래 노장에게서 느껴지는 신선함은 참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