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Go

Avril Lavigne / 2002.08.01 발매

오프닝 곡 ‘Losing Grip’에서 ‘Complicated’, ‘Sk8ter Boi’로 이어지는 세 곡은 에이브릴의 모든 특성이 가장 훌륭히 집약되어 있는 트랙들이다. 싱글 히트곡 ‘Complicated’는 포크 팝 분위기를 풍기는 소박한 연주가 상큼한 보컬, 멜로디, 코러스와 만나 거부할 수 없는 중독성 매력을 발산한다. 좀더 질주하는 느낌이 배가된 팝 펑크 넘버 ‘Sk8ter Boi’도 빼놓을 수 없는 베스트 트랙. 한편 헤비한 사운드로 일관하는 ‘Unwanted’ 같은 곡은 무척 어둡다. 이밖에 어쿠스틱한 느낌이 살아있는 ‘I’m With You’, ‘Tomorrow’, 희망에 대한 발라드 ‘Too Much To Ask’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시디나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에서 난 내가 원했던 만큼 얼터너티브 록으로 나갈 수 없었다. 하지만 버블검 팝이 되기는 원치 않았다.”라고 말하고 있듯 그녀의 지향점은 록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해서는 ‘빌어먹을 속옷만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가수’라는 표현을 거침 없는 내뱉을 정도로 10대 스타들의 흥미 위주의 가벼운 팝음악에 대해선 거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데뷔앨범의 사운드는 팝과 록의 크로스오버 앨범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10대들이 좋아하는 팝음악의 특성도 수용한 셈이다.
물론 이 앨범한 장만으로 90년대의 모던록 사운드를 듣고 자라난 이 소녀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펼칠 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와 기타 사운드 등이 담긴 이 한 장의 데뷔앨범으로 음악에 대한 재능은 충분히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점은 대형 스타/ 뮤지션으로의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롤링스톤] 웹사이트에서 “당신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누가 될 것인가”라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인 지지율로 에이브릴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정도면 캐나다 소녀의 미국 상륙기는 ‘대단히 성공적’이라는 말로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적어도 2002년에 이만한 신인 스타는 없었다. 에이브릴의 데뷔앨범의 대한민국에서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BoA 나이 또래의 귀여운 여가수가 기타를 들고 강력한 록음악을 구사한다’ 이건 안 어울리는 것 같은 모습이지만, 에이브릴이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는 모습은 무척 자연스러우면서도 대단히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