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ewheelin' Bob Dylan
Bob Dylan / 1996.07.23 발매
전통적인 의미로서의 '포크 뮤직'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즉 '저항가요(protest song)'로서의 포크를 이야기함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눈덮인 찌든 도시의 거리를 걷는 앳된 딜런의 모습이 늘 신선하게 다가오는, 하지만 그 이면에서 한껏 냉소하며 차가운 독기를 잔뜩 머금은 목소리에 흠칫 놀라게 되는 앨범. 그의 목소리는 분명 전통 블루스와 흑인 영가, 가스펠 등을 걸지게 불러제끼던 데뷔작과는 다른 감성을 담고 있다. 사운드 자체는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와 하모니카의 후렴구 사이로 담담히 읊조려 나가는 목소리 등 전형적인 포크의 형태이지만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에서는 젊은이다운 직설과 풍부한 감성을 읽어낼 수 있다.
수많은 이들로부터 불리워진 Blowin' in the wind나 A hard rain's a-gonna fall과 같은 유명한 반전 송가(反戰頌歌)는 당시의 포크 음악이 지향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사회적'인 어떤 필요에 의해서만 의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Girl from the North country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등과 같은 '시적'이고 또한 '음악적'인 곡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커다란 움직임도 없는 듯 고요한 울림을 통해 내보이는 이 단조로운 선율들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잘근잘근 씹어 내뱉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