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Wesley Harding

Bob Dylan / 2004.07.20 발매

‘유쾌한 세 명의 왕이 있었다. 첫 번째 왕은 코가 깨졌고, 두 번째 왕은 팔이 부러졌으며 세 번째는 쇠약해져 있었다. “믿음이 해답이다!”첫 번째 왕이 말했다.“아니, 거품이 답이야!” 두 번째가 말했다. “자네들 둘 다 틀렸어,”세 번째가 말했다.“해답은 프랭크야!”...밥 딜런 자신이 직접 지어낸 이 엉뚱하고 황당한 우화(寓話)를 통해 그는 늘 염두에 두고 있던 사회적인 이슈를 어렵지 않게 환기시킬 수 있었다.

어차피 가사에 담긴 메시지를 중시하는 ‘프로테스트 포크(Protest Folk)’ 또는 ‘모던 포크(Modern Folk)’라는 장르 자체가 사회적인 현상과 무관할 수는 없었지만, 본격적인 컨셉트 앨범은 밥 딜런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였다. 물론 이 앨범을 컨셉트 앨범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앨범의 라이너노트 대신 삽입된 우화는 물론 각 곡들을 통해 드러나는, 우의적(寓意的)이고 상징적인 표현의 강조와 성경체의 말투가 포함된 가사는 그가 확고한 주제 하에 곡을 썼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앨범에서 그는 사회적으로 버림을 받은 소외 계층, 즉 거리의 부랑자나 걸인, 범법자, 불법 체류자와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성직자들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전작인 BLONDE ON BLONDE('66)에 비해 더욱 단순해진 사운드는 그의 음악이 (전통 포크에서 일렉트릭 사운드로의 변화 이래로)또 다시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가사에 비해 전체적으로 밝아진 분위기와, 컨트리의 메카인 내쉬빌에서 녹음되었다는 사실은 당시의 그가 컨트리 음악의 강한 영향하에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후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Experience)에 의해 가장 멋지게 리메이크 되는 상징시 All along the watchtower나 The ballad of Frankie Lee and Judas Priest 등 뛰어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