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David Bowie / 1977.01.01 발매

싱글 히트곡인 Beauty and the beast가 터져 나오며 함께 쏟아지는 날카로운 기타 소리는 분명 낯선 것이 아니었다. 킹 크림슨(King Crimson)을 해산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던 로버트 프립(Robert Fripp)이 참여하여 리드 기타를 연주한다. 그의 참여는 곡들의 분위기를 꽤 독특한 것으로 만들었다. 뒷면의 실험적인 곡들을 제외한 노랫말이 있는 곡들의 경우는 보다 역동적이고 ‘모던’한 분위기로 일관된다.

이미 전작에서 유럽의 메인스트림 음악의 영향을 받고 있던 데이빗 보위는 이번 앨범에서도 어김없이 독일식의 감성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는 베를린이라는 도시 자체에 심취해 있던 데이빗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운드는 더할 수 없이 꽉 차 있으며 전작보다는 덜 하지만 역시 각각의 곡들에는 그 바탕에서 일렉트로닉의 요소가 강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새삼 느껴지는 거지만 브라이언 이노의 연주와 로버트 프립의 기타 사운드는 기막히게 잘 맞는 궁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데이빗의 ‘무정형성’에 어우러져 이러한 사운드로 재조합되고 있는 것이다. 앨범을 빛내주는 뛰어난 완성도의 타이틀곡 Heroes와 리드미컬한 Blackout, 그리고 전작의 실험 곡들과 동일 선상에 위치한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일련의 연주곡들인 Sense of doubt와 Moss garden, Neukoln 등 열 곡이 수록되어 있다. 앨범은 영국 차트 24위에 올랐으며 독일어 버전과 프랑스어 버전도 각각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