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 Hard Knock life

JAY Z / 1998.09.22 발매

JAY Z - [Vol.2... Hard Knock life]


아무래도 제이 지는 'No Limit 전략'을 쓰는 듯하다. 는 남부 갱스터 랩의 대부 마스터 피(Master P)가 운영하는 인디 랩 최고의 레이블인데, 이 레이블에서는 1년 동안에 셀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랩 앨범들이 발매된다. 이처럼 제이 지도 재빨리 앨범들을 발표하여 이미 거의 최고 절정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그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본 작품도 전작들과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는데 특히, 절친한 사이였던 고(故) 노토리어스 B.I.G.의 작품들과 일맥상통한 점들이 많이 보인다. 갱스터 랩의 저명한 선배 투 숏(Too Short)이 참가한 동부 계열과 서부 계열의 공동 합작 A week ago, 황금의 손길을 갖췄다고 하는 갱 스타(Gang Starr)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 DJ 프리미어가 제작한 Hand it down, 미국 남부 지방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Nigga what, nigga who, 2집과 마찬가지로 본 작품에는 많은 랩 동료들이 게스트로 참가를 하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힙 합의 대명사 EPMD의 에릭 서먼(Erick Sermon)이 Reservoir dogs를 제작했으며 제이 지의 앨범에서는 거의 고정 게스트라고 할 수 있는 폭시 브라운이 Paper chase에서 그녀 특유의 요염한 '물질만능주의' 래핑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하나 하나 따져보면 제이 지가 혼자 랩하는 곡은 딱 2곡이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역시 이 앨범의 주인공은 바로 제이 지다. 제이 지의 가사 내용에는 별 변함이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로 섹스, 살인, 혼란 등을 다루지만 이처럼 다소 낡은 주제들을 약간은 새롭게, 신선하게(?) 묘사하는 것이 제이 지의 전공이 아닌가. “18K 금 펜이 종이 쪽지를 때리면/마치 백금으로 도금된 이빨 사이로 내뱉듯/비싼 단어들이 흘러나온다.”그의 비꼬는 듯한 어조와 날카로운 위트가 그를 타 래퍼들과 구별시키는 요소들이다. 죄책감 없는 그의 진실성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권위와 위신을 그에게 주며, 그의 '대화식' 래핑 스타일은 성숙함과 자신감을 내포한다. 전면적인 총격전이기보다는 은밀한 암살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제이 지는 이번 앨범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선언을 했다. 하지만 으레 앨범의 재킷에 포함되는 'Thank You List'의 맨 마지막에 보면 '...다음 앨범에서 봅시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장난일까? 어찌됐든, HARD KNOCK LIFE가 98년 최고의 힙합 앨범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gmv 1998년 11월 민범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