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Ginuwine

Ginuwine / 1999.04.27 발매

'97년 가을 빌보드 차트 6위에 올랐고, 당연히 R&B 차트에서는 1위를 차지했던 플래티넘 싱글 Pony를 아직껏 기억하실 독자 분들이 얼마나 되실 지 모르겠다. 하여튼 그 주인공 지누와인(Ginuwine)이 신보를 발표했다. |S|1974년 워싱턴에서 태어난 이 젊은이는 본명이 엘진 럼프킨(Elgin Lumpkin)이며 이미 12살 때부터 법의 감시망을 피해 나이를 속여가며 연예 활동을 한 문제아였다. 21세에 [소니] 산하 [550]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해 정식 입문을 거친 아티스트이다.'Ginuwine'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것들로 gin & wine, genuine... 등이 있다. 전자의 이미지는 이번 앨범 재킷 디자인을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 판인 듯 꾸며놓는데 일조(一助)했다. 그리고 후자인 genuine은 애초에 가지고 있던 original하고 pure하다는 사전적 의미에 100%라는 반복적 수식어가 더해짐으로 그 느낌이 더욱 강렬해진다. 그 어떤 ginuwine한 메뉴들이 그득하기에? 사실 거의 상체를 드러내고 다니다시피 하는 섹시한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쓰는 듯 하지만 별로 어필하는 바는 없는 듯 해 안타깝기까지 하지만 음악은 제법 어필하는 바가 있다. 그의 우상이라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에게 표하는 경의로 받아들이면 좋을 She's out of my life의 리메이크 버전이 국내 팬들에게는 가장 와 닿을지 모르겠다. 마이클 잭슨과 흡사하게 들리는 보컬도 인상적이지만 애절한 현악 연주와 절묘한 화음으로 와 닿는 코러스도 아름답다. 하지만 이 곡 역시 우연히 끼어 든 진주(!)에 다름없다. 무슨 말인고 하니, '90년대 말 버전의 록웰(Rockwell)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이다. 펑키하고 그루비(groovy)한 미드 템포 R&B/힙 합 트랙들이 그득한가 했더니, 이렇게 앨범 제일 마지막에 근사한 트랙이 숨어 있기에 그렇다. 몇 곡의 인트로(Intro) 및 인터루드(interlude) 곡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총 16곡이 빼곡이 들어차 있는 앨범에서 일단 첫 싱글 What's so different는 빌보드 차트 중위권에 랭크되는 무난한 성적을 거두었다. 독특한 리듬 트랙 만들기로 힙 합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팀발랜드(Timbaland), 그리고 테디 비숍(Teddy Bishop) 등이 곡을 제공했다. 느긋한 한편, 리드미컬하고 윤기 흐르는 그의 보컬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곡 사이사이 휴대폰 전화벨 소리가 울려대는 Final warning이라는 트랙에서는 알리야(Aaliyah)가 피처링 보컬을 선보이고 있다. 일곱 번째 트랙 I know는 그래도 심플한 편곡과 애잔한 키보드 연주, 차분한 멜로디 라인 전개가 무난해 쉽게 감상할 수 있을 법하다. 어설프게 힙 합 듣는 이들에게는 곤혹스러울 앨범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해하다거나 고집스러운 앨범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흑인 음악에 빠진 보편적인 지구인의 시각에서 보면 지극히 대중적인 기호에 충실하다. 야릇한 여인(의 음성)과 함께 하는 관능적인 트랙 'm crying out 또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트랙이 될 듯 하다.gmv 1999년 06월  서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