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of the Violin

Joshua Bell / 2003.10.17 발매

영화 [레드 바이올린]의 바이올리니스트, 미국을 대표하는 인기 최절정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Joshua Bell)의 2003년 가을 최신보!!!

조수아 벨은 〈바이올린 로망스〉를 위해 우리의 상상을 자극하고 마음을 순환시키는 독특한 힘을 가진 열세 곡의 멜로디를 골랐다. 벨은 그의 청중이 여기 선택된 멜로디에서 감흥을 얻게 되리라 확신한다. 콘서트가 끝나고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곡을 물어보면 그들은 화려한 것보다는 느린 작품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처음에는 아름다운 멜로디만 모아 음반을 만드는 것은 이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벨은 화려한 테크닉으로 유명한 연주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색다른 것을 생각했다. 더 짧은 곡을 연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이올린 로망스]이다. 벨은 몬테베르디에서 드뷔시에 이르기까지 400년의 시간을 오가는 멜로디를 손수 골랐다.

벨이 고른 멜로디는 이런 종류의 음반에서 흔히 짐작되는 것과는 달리 악기의 고유 영역을 넘어선다. 처음에는 가장 아름다운 바이올린 멜로디를 골랐다. 그런데 레코딩을 진행하면서 성악이나 피아노 곡을 위한 멜로디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이그 리언(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의 음반 제작자이자 편곡자)의 말끔한 편곡으로 앨범은 곧 피아노와 오페라의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바이올린 로망스]의 컨셉트는 바로 위대한 멜로디는 융통성 있고 서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벨은 강조한다. "음악은 돌이 아닙니다. 쇼팽 시대 바이올리니스트는 피아노 작품을 바이올린으로 편곡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사라사테나 비에냐프스키, 크라이슬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작곡가 자신들도 그렇게 했습니다. 모차르트나 바흐처럼 말이죠. 만약 우리가 음악에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을 그저 가고싶은 대로 내버려둘 수 있다면, 아름다운 멜로디는 악기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슈만이 좋은 예입니다. 피아니스트들은 언제나 그 자체로서 훌륭한 슈만의 음악을 연주하기 어렵고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글쎄요, 아마 다른 악기로 편곡된다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슈만은 음악을 작곡할 때 악기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지요."

이 음반에 수록된 곡 상당수가 개인적이고 특별한 이유로 선택되었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는 벨이 어머니의 피아노 연주로 이 곡을 듣곤 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고른 곡이다. 그의 연주는 이런 추억에 대한 향수가 가득하다.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 소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가운데 악장(〈엘비라 마디간〉), 쇼팽의 녹턴 C#단조는 벨이 오래 동안 사랑해 온 피아노 곡이다. 이 음반의 특징은 이 곡이 바이올린에 맞게 완벽하게 개조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이 작품들을 피아노 곡처럼 대하지 않았습니다. 쇼팽의 연습곡은 바이올린으로 편곡되지 않지만 녹턴의 경우는 다릅니다. 사실 피아노로 할 수 없는 것을 바이올린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은 활의 뉘앙스를 가지고 음과 음 사이의 소리를 낼 수 있지요. 아주 자연스럽고 표현력이 풍부한 소리가 가능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바이올린이 피아노보다 낫습니다."

벨은 성악 레퍼토리를 열심히 연구했고 몇몇 보물을 발견해냈다.
"벨리니의 [정결한 여신]을 듣고 있을 때, 즉각 이 곡을 바이올린의 어떤 옥타브로 연주해야 하는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굉장한 바이올린 소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푸치니의 [오 소중한 나의 아버지]는 이 음반에서 가장 유명한 곡일 것입니다. 앨범의 간판 작품이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진부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결국에는 더블 스톱(두 음을 한번에 연주하는 것)과 포르타멘토(여러 음을 미끄러지며 연주하는 것)를 가진 바이올린 작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