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놓치다

김연우 / 2006.01.14 발매

김연우, 2년만에 발표하는 세 번째 앨범

사랑에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별처럼 빛나는 위로의 노래들 [사랑을 놓치다]

 

2006년 1월, 김연우가 3집으로 돌아왔다. 2년만이다.

2004년에 발표한 2집, [연인] [잘해주지 말걸 그랬어] 등의 히트곡을 통해 [토이 객원 보컬]이라는 타이틀에서 발라드 솔로 가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그는, 모두의 예상을 뒤로 하고, 무려 2년이라는 긴 공백을 가졌다. 


물론, R&B가 대유행이었던 그동안도, 그의 발라드는 광고 배경음악으로, 인기 컬러링으로, 심지어 윤건의 앨범에 피쳐링한 곡 [갈색머리]로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음악에서만큼은 공백기간이 없었지만말이다.


그러나, 이번 3집을 들어보면, 그가 2년이라는 시간동안, 음악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또 음악을 통해 얼마나 성숙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절제된 창법과 조용한 감성을 선보였던 지난 2집과 달리, 3집에서는 김연우가 가진 다양한 보컬의 색을 맛볼 수 있다.

각 노래마다의 감정선을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김연우의 가창력을 만끽하노라면, 그가 왜 국내 최고의 보컬로 꼽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될 것이다.


이번 앨범도 김연우 특유의 이별가들, 이른바 [김연우표 발라드]로 가득하다. 

수록곡들의 가슴 절절한 가사들과 조용히 가슴을 적셔오는 멜로디, 그 위에 김연우의 섬세하고 청순한 목소리가 덧입혀져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와 공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앨범은 설경구, 송윤아 주연의 [사랑을 놓치다]과 함께 하여, 노래의 감성과 함께 영화의 잔향까지도 간직할 수 있다.


1. 설경구, 송윤아 주연 영화 [사랑을 놓치다 O.S.T]로서...


김연우 3집은 영화 [사랑을 놓치다]의 사실상의 O.S.T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사소하고 섬세한 영상을 극적으로 부각시켜주는 존재는 바로 김연우의 

노래다. 영화의 주제가로 삽입된 [사랑이라는 흔한 말]이 그것이다.


사랑이라는 흔한 말 한 마디 해주지 못한 채, 사랑을 보내고도, 여전히 사랑한다는 말 대신, ‘미안해, 내가 더 잘할게...’

라는 바보같은 말을 되뇌이는 이 노래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와 꼭 닮아있다. 김연우는 이 노래에서 잔잔한 전반부, 슬픔이 

고조되는 크라이막스의 감정선을 정확하게 표현해내며, 극도의 가창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영화의 엔딩 타이틀곡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나봐요]는 조금은 경쾌하지만, 친근한 멜로디와 사랑을 잘 모르는 자신을 타박하는 귀여운 가사가 어우러져, 김연우가 가진 또 다른 색깔의 보컬을 만날 수 있다.


2. 3집 수록곡에 대하여...


우선, 1번 트랙으로 선곡된 [바람, 어디로 부는지]는 영화 [버스정류장]의 주제곡 [그대 손으로]와 [보이나요]등을 발표하며, 일약 감각적인 포크 발라드 아티스트로 혜성처럼 떠오른 루씨드 폴의 작품이다. 아픈 사랑을 치르고 난 후, 담담하게 살아가고자 하지만, 지나간 추억과 그리움은 꼭꼭 닫은 창문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겨울 바람처럼 마음속의 상처를 자꾸만 후벼 판다는 내용으로, 쓸쓸한 후렴구가 친근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첫 곡인만큼, 김연우 특유의 소소한 일상의 쓸쓸함으로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이어지는 2번 트랙 [흐려진 편지 속엔]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작곡하고 토이의 유희열이 편곡했다. 예전에 그 사람이 준 편지를 자꾸 꺼내어 읽을 때마다 지난 날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루마의 따뜻한 피아노 반주와 유희열의 쓸쓸하면서도 세련된 편곡이 만나 그리움과 회한의 정서를 극적으로 표현해냈다.

최근 방송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윤종신이 작사, 작곡, 편곡한 5번 트랙 [청소하는 날]은 연인과 헤어진 후 혹시나 자기의 방안에서 그녀의 사진이 발견될까 해서 매일 방안을 청소하는 애달픈 남자의 마음을 담았다. 

또, 김연우가 최초로 작곡한 곡 [잊혀지지 않는 이름]은 바로 곁에서 친구가 이야기해주듯, 기타 반주의 잔잔하고도 친근한 멜로디를 선보이며, 작곡가 김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