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From And Inspired By The Motion Picture Dead Man Walking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 1996.07.23 발매
- 영화 Dead Man Walking (데드 맨 워킹) OST -
1997년에 8월 사망한 '파키스탄의 음악 성인(聖人)' 고(故) 누스라트 파테 알리 칸이 죽기 직전 팀 로빈스의 영화 [데드 맨 워킹]의 사운드트랙에서 펄 잼의 에디 베더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곡이다. 누스라트는 수피파 이슬람교의 예배음악인 '카우왈리(qawwali)' 가수 가운데 최고 가수로 꼽히는 인물. 영화 [데드 맨 워킹]을 위해 1996년 에디 베더와 함께 'The Face Of Love'를 부른 그는 이후 MTV에 출연하는 한편 서구 청중들을 위해 세속적인 노래들을 선사하기도 했다. 알리 칸은 자신의 재능과 음악적 재능을 더 광범위한 청중과 나누어 갖기를 열망했던 것이다. 결국 그의 바람대로 이를 통해 누스라트는 미국 대학생 등 뭇 대중들에게도 수용되기 시작했다.
누스라트 파테 알리 칸이 노래했던 카우왈리는 이슬람교의 예배 음악답게 타블라 등을 두들기며 가수가 앉은 채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봉헌음악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불교의 염불과 비슷하다. 1948년 10월 13일 파키스탄의 펀잡 지방에서 태어난 알리 칸은 월드뮤직 마니아나 접했을 법한 그런 음악만 레코딩하며 음악생활을 했다. 그러다 점차 서양인들이 그의 음악을 듣게 되었고 마침내 월드뮤직의 발굴자인 피터 가브리엘의 눈에까지 띄었다.
그 후 1988년에 피터 가브리엘의 월드뮤직 레이블 [Real World]를 통해 [Shahen-Shah]라는 누스라트의 앨범이 나와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유통되었다. 이때부터 그의 민속음악 카우왈리는 90년대들어 가장 각광받는 아시아산 음악이 되었다. 1996년에는 [Night Song]이라는 '동서양의 퓨전'을 담은 음반을 발표하여 국제적 명성을 재확인했다.
누스라트 파테 알리 칸이 서구 음악인들에게 끼친 영향은 에디 베더와 함께 부른 'The Face Of Love' 말고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1996년 영국의 트립 합 밴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은 누스라트의 음악을 가공해 'Musst Must'라는 곡을 발표했다. 최첨단 전자음악과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음악 중 하나인 '카우왈리'가 만난 순간이었다. 1997년 8월에 발매된 누스라트 파테 알리 칸의 베스트 모음집 [Supreme Collection, Vol. 1]에는 공교롭게도 그에 앞서 같은 해 5월 서른의 나이로 요절한 제프 버클리가 쓴 라이너 노트(앨범 속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The Face Of Love'는 신비로운 파키스탄의 예배음악과 주술적인 에디 베더의 목소리가 썩 잘 어울리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