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단상 Chapter.1 - With Or Without You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 2008.10.02 발매
Lamp, 더멜로디, 캐스커, 박준혁, 파니핑크,에피톤 프로젝트, Olafur Arnalds 등이 참여한
사랑에 관한 시선들을 쫓아가는 독창적인 컨셉 컴필레이션,
그 첫 번째 이야기 "With or without you - 사랑의 단상 Chapter.1"
컨셉 컴필레이션 ‘사랑의 단상’ 그 첫 번째 이야기, "with or without you- 사랑의 단상 Chapter.1"를 발표되었다. 이번 음반은 롤랑 바르트의 도서 ‘사랑의 단상’ 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컨셉 컴필레이션으로 이후 2장의 음반과 총 3회의 공연으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로 기획되었다. 참여 뮤지션만 해도 해외팀 ‘Maximilian Hecker’, ’LAMP’, ’Olafur Arnalds’와 캐스커, 더 멜로디, 짙은, 박준혁, 파니핑크, 도나웨일, 한희정, 에피톤 프로젝트, 타루,루싸이트 토끼 등 총 15팀으로 꾸려진다. 앨범은 총 2회에 나누어 발매될 예정이며,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채워줄 주인공은 일본의 ‘LAMP’, 아이슬랜드의 ‘Olafur Arnalds’, 1년 만에 인사를 건네는 ‘더 멜로디’,’캐스커’, 신예 ‘에피톤 프로젝트’,’박준혁’,’파니핑크’,’도나웨일’의 유진영이다.
첫 곡 ‘바이올렛’은 신예 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가 담당했다. 쓸쓸한 동시에 멜랑콜리가 생생히 살아있는 피아노 소리가 ‘그대는 나를 잊었지’라는 노랫말에 오버랩된다. 이제 청자들은 음반에 쓰여진 ‘너의 부재’라는 공통한 주제를 가지고, 음악으로 쓰여진 서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느 남자의 시선으로 시작되는 그 다음 곡도 역시 에피톤 프로젝트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피아노 소리가 주가 되는 이 곡은 벚꽃 떨어지는 날부터 겨울이 오기까지 함께 하고 싶었던 가녀린 사랑의 욕망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다. 감성적인 멜로디에 피아노와 빗소리같은 선율이 제목처럼 아프게 다가온다.
‘캐스커’의 ‘그대 없는 그대 곁에’ 는 보컬 융진의 목소리를 통해 들리는 고요한 새벽 기도를 연상시키는 곡으로 ‘너라는 존재의 부재’를 새벽이라는 공간에 투영시키고 몽롱하면서도 차분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절묘하게 어우러지게 만들어졌다. 1년 여 만에 선보이는 ‘더 멜로디’의 신곡 ‘You’ 는 2007년 더 멜로디의 활동 당시 라이브 때마다 선보였던 곡으로, 음악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트랙이다. ‘캐스커’와 마찬가지로 너의 부재에 관한 가사말과 환타지적인 록 편성이 돋보이는 곡으로 보컬 ‘타루’만이 가진 독특한 음색에 다시 한 번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여기서 달리던 트랙은 잠시 쉼표를 찍고자 한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희망고문’이라는 제목의 연주곡이 낮게 깔리고 이어지는 일본 뮤지션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LAMP’의 ‘공상야간비행’의 찰랑거리는 사운드가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재패니스 팝의 센티멘탈리즘의 절정이라고 평가 받는 이들답게 가장 완성도 높은 곡을 선보여, 치밀하고 세련된 곡 편성뿐 아니라 가사 또한 한 편의 아름다운 시처럼 쓰여져 당신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트랙, ‘파니핑크’ 는 지금껏 이들의 발표해온 곡 중 가장 우울한 느낌이 배어나는 곡 ‘River’로 참여했다. 당신이 부재하든 존재하든(with or without you) 당신이 남겨준 ‘웃음’과 ‘벗꽃’과 ‘강’,’새벽기도’,’겨울,’’비’ 등의 지각 현상들이 메타포가 되어 ‘너’ 혹은 ‘사랑’이 수만 가지 형상으로 발현되는 우리 시대의 사랑의 단상이다.
사랑의 담론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갖가지 방식으로 계속되어왔다. 가곡과 멜로디, 노래들과 전설과 고전소설에 이르기까지한다. 그러나, 21세기의 사랑의 담론은 지극히 외로워 보인다. 시덥찮은 동어반복이 계속되고 있고, 어느 순간 소외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대중적으로 읽힐 수 없어 보이는 아이슬랜드의 ‘Olafur Arnalds’의 ‘Fok’가 첫 번째 이야기의 마지막 곡이란 점이 더욱 그러하다. 사랑에 관한 달디 단 이야기들을 제쳐두고, 차갑고 서정적인 정서 속에서 사랑에 대한 짧은 사유들을 나누고 공유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