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ppening (해프닝) OST
James Newton Howard / 2009.05.16 발매
James Newton Howard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The Happening (해프닝) OST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와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버나드 허먼(Bernard Herrmann)과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대니 엘프만(Danny Elfman)과 팀 버튼(Tim Burton) 그리고 앨런 실베스트리(Alan Silvestri)와 로버트 저멕키스(Robert Zemeckis)가 여러 작품에서 작곡가와 감독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발휘한 것과 같이 제임스 뉴튼 하워드(James Newton Howard)와 엠. 나이트 샤말란(M. Night Shyamalan) 또한 변함없는 동료애를 과시했다. [해프닝](The Happening, 2008)은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1999)를 시작으로 이후 9년 간 함께 해온 두 명장의 여섯 번째 합작품.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꼬이고 변조된 또 다른 위협적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끌고 들어간다.
[헤프닝]은 다시 한 번 심오하고 기이한 공포의 상황으로 관객의 심리를 몰아넣는다. 다시 한 번 영화팬들은 사자(死者)와 대면하지만 이번엔 무더기다. 어느 날 갑자기 추풍낙엽처럼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사람들. 실로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불가사의의 자살사건이 연달아 터진다. 공사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일반가정에서 정체불명의 자살 숫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어만 간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도 같이 퍼지는 대량자살의 공포를 피해 주인공 일행은 결국 시골로 피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엔 어김없이 반전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해프닝](The Happening)에서도 역시 소름끼치도록 매혹적인 스코어링으로 심리적 공황과 위협이 교차하는 공포감을 포착해낸다. 버나드 허먼(Bernard Herrmann) 풍의 휘몰아치는 스트링 모티프가 특징인 [사인]과 감성적으로 충만하고 숭고한 바이올린의 특색을 가진 [빌리지] 그리고 구슬픈 피아노가 인상적인 [식스 센스]의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분위기랄까.
[레이디 인 더 워터](Lady in the Water)의 관현악협주 악곡 이후 2년만인 하워드의 [해프닝]은 마야 베이서(Maya Beiser)의 첼로 트릴(trill)연주와 함께 음울한 하박의 피아노화음이 동일하게 불길한 징조의 심리적 모티프를 번갈아 엮어내며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가져간다. 거기에 튜바, 바순, 트럼펫, 바리톤 색소폰, 프렌치 혼 등의 위압적인 금관악기 군과 냉랭한 목관악기, 오싹한 퍼커션, 온화한 합창을 결합하거나 독주악기를 특색 있게 강조해 불길하고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강화한다.
‘메인타이틀’ 테마와 ‘엔드 타이틀 조곡’은 그 명확한 방증이다. 윽박지르듯 강요하는 사운드의 덩치보다 첼로와 피아노에 의한 명징한 멜로디로 씻을 수 없는 공포의 기억을 안겨주는 뉴튼 하워드의 작곡법은 실로 경이로울 정도다. 비록 [사인], [빌리지], [레이디 인 더 워터]의 매혹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섬뜩하고 무서운 공포와 섬세한 장면들에 구두점을 찍는 호러 스코어의 효과는 영화의 텍스트 안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