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Kept Secret
Leona Lewis / 2009.05.26 발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리오나 루이스의 초기 레코딩 흥겨운 그루브가 가득한 R&B 앨범 [Best Kept Secret]
그녀의 이력에 관심이 없다면 두 번째 앨범으로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Best Kept Secret' 의 존재를 알고 있는 팬들에게는 이 앨범이 엑스 팩터에 출연하기 전에 완성한 데모 앨범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리오나 루이스는 엑스 팩터 이전에 'Twilight' 라고 이름 붙인 데모와 'Best Kept Secret' 이라고 이룸 붙인 데모 등 두 장의 앨범을 이미 제작한 바 있었다. 그렇다면 'Best Kept Secret' 은 리오나 루이스의 인기에 기대 데모 레코딩을 정식 앨범이라고 꾸며 공개한 걸까?
정규 앨범 'Spirit' 은 영국의 사이먼 코웰의 사이코 뮤직(Syco Music)과 계약한 이후 미국 J 레코드의 클라이브 데이비스(Clive Davies)와 다섯 장의 앨범을 낼 것을 전제로 5백만 파운드로 계약하고 발표한 첫 앨범이다.
리오나 루이스의 성공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강력한 파워를 가진 이들의 파트너십이 있었다. 리오나 루이스에게 1백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주고 계약한 사이코 뮤직의 사장이자 엑스 팩터의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은 리오나 루이스의 성공 가능성을 이미 점쳤고, 세계적인 스타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 세계적인 작곡가 그룹으로 떠오른 숨어 있는 인재들의 멋진 곡도 받았다. 이미 가능성을 확인한 아티스트였으니 좀더 공을 들여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멋진 팝 스타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래 전 (데모) 레코딩에 대한 권리를 굳이 가져올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이 앨범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2007년 X-Factor에서 우승한 리오나 루이스와 1백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주고 계약한 사이먼 코웰(Simon Cowell) 측에서는 이 앨범의 발매를 부정했다. 정식 레코딩이 아니라 데모 레코딩일 뿐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앨범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런던의 소규모 레이블 UEG에서는 이 앨범은 데모 레코딩이 아니라 완성본이며 사이먼 코웰 측에 앨범을 팔려고 했지만 그들이 거절했기 때문에 묻어둘 수 없어 앨범을 발매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앞서 'Spirit' 이야기에서 ‘정식’을 강조한 이유다.)
물론 이 앨범은 'Spirit' 와 완벽한 완성도에 비하면 분명 부족하다. 편곡이 조금 단조로운 편이며 리오나 루이스의 보컬은 폭발하기보다는 리듬과 멜로디를 타고 흘러가는 경향이 짙다. ('Best Kept Secret' 의 공개가 결정되었을 때 리오나 루이스가 이 앨범 발매를 부정했던 이유는, 'Best Kept Secret' 이 스튜디오 레코딩을 경험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가깝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그래도 우리가 'Best Kept Secret' 을 통해 엑스 팩터의 우승과 'Spirit' 의 세계적인 성공이 단지 거물 제작자들이 손잡은 결과가 아니라 리오나 루이스는 정식 데뷔 이전에 이미 성공할 수밖에 없는 재능을 갖췄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오랫동안 묻혀 있던 리오나 루이스의 초기 레코딩이 지금에야 공개되는 이유다. 세계적인 성공에 기대어 거칠게 녹음한 음원을 추슬러 급조한 데모 레코딩 모음집이 아니라 리오나 루이스의 재능을 재확인하게 해주는 탄탄한 초기 레코딩. 이 정도 선에서 이 앨범을 받아들인다면 'Best Kept Secret' 은 꽤 흥미로운 앨범이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