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OST

Various Artists / 2013.12.12 발매

김준성. 마음을 움직이는 미더스.


그의 목소리는 조곤조곤하다. 그가 사람을 바라보는 눈은 수줍지만 숨김이나 보탬이 없다. 영화의 근간이 되는 시나리오는 가슴으로 대하지만 마지막으로 가닿을 관객이 느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다. 때로 너무 부지런해 너무 많은 곡을 쓰기도 하지만 정확한 취사와 과감한 첨삭으로 감독을 헷갈리게 하는 법이 없다. 그는 한 마디로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졌다.


우리는 [집으로 가는 길]의 테마를 단순한 슬픔이 아닌 슬픔 안에 깃드는 영롱한 희망을 담고자 했다. 그것은 장르적인 관습을 뒤집는 시도였다. [오를리 공항]의 긴박감은 오히려 미니멀하게 [혜린이 잘 있었어?]는 떨어져 있음의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는 소망과 바램을 심어 놓았으며 [오랜 재회] 에서는 정연과 종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불러 들여 함께 안도하고 함께 흐느끼게 한다.


한 곡 한 곡 꼼꼼히 들으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우리를 향해 건네는 체온 같은 과하지 않은 따뜻한 치유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다. 아울러 살아있다는 것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다시 일어나게 한다는 절대의 진리를 깨닫게 한다. 슬프고 안타깝지만 우리를 침잠하게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작업 말미쯤에 그가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편곡 전체 오늘 새벽에 끝내고 한 번 쭉 봤습니다. 자체적으로 미진하거나 이상한 부분도 역시 수정했고요. 연주하면 해결되는데 미디라서 해결이 진짜 안 되는 한 두곡 빼고는 제가 봤을 때 완벽히 끝난 것 같습니다. 영화 보면서 슬퍼서 울기보다 감동해서 우는 그런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좋은 영화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믿어주신 것에 진정 감사드립니다...


음악감독과 감독이 함께 나누었던 충일한 행복감이 세상에 널리 퍼지길 바라며.


집으로 가는 길, 감독 방은진.


[김준성 음악감독의 소감]


정연, 종배 그리고 어린 딸 혜린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용기를, 좋은 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방은진감독님께 무한한 신뢰와 감사를, 감동적인 연주로 영화를 빛내준 내 친구 피아니스트 천현정에게 우정의 선물을, 영화에 남편과 아빠를 흔쾌히 내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좋은 영화음악을 만들 수 있게 머리를 맞댄 씨네노트의 작곡가 김지애, 정교임, 고예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실의에 빠진 한 가정의 슬픔을 지켜보며 내 일처럼 걱정하고 따듯한 응원으로 힘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눈물 흘릴 때 옆에서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렇게 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집으로 가는 길]의 영화이고 음악입니다.


[피아니스트 천현정 소감]


25년 만에 처음으로 연락이 왔다. 낯익은 김준성 감독의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들렸다.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김 감독은 작곡과 같은 학년 학생이었고 그의 첫 피아노소나타의 연주를 나에게 부탁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그가 만든 영화음악을 연주하게 되다니.. 감개무량했다. 처음에 음향이 완성되지 않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김준성감독과 함께 감상했을 때,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었고 정말 아름다운 영화에 좋은 음악이 깔려있다고 생각했었다. 기계가 내는 음이었기에 약간은 차갑고 딱딱함이 있었는데 내가 그것들을 부드럽게 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의 음악적인 요구와 나의 음악적 표현의 많은 부분이 일치하여 녹음 작업하는 내내 행복하였고 즐거웠고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선율이 한층 감성을 어루만져 한동안 영화와 음악의 여운 속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멋진 감성의 가운을 걸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흥행에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천현정 프로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하고 도독하여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이 후 뮌헨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과정인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하였다. 독일과 유럽등지에서 독주와 앙상블 등의 연주활동, 바이에른 국립방송국에서 연주하였으며 뮌헨 국립 음대에서 다년간 후학을 양성하였다. 귀국 후에 국내 유수의 음악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항상 음악에의 열정을 가지고 연주에 임하고 있다.


[Credit]


음악감독 : 김준성
음악조감독 : 김지애
작곡 : 김준성, 정교임, 김지애, 고예진
편곡 : 김준성


Piano : 천현정
Flute : 나채원, Oboe : 이미성, Clarinet : 임상우
F. Horn : 이석중, 김필배
Violin : 정덕근, 김낭희, 김지원, 김지현, 김혜지, 노현주, 변현수, 신영은, 이소진, 이석중, 이하영
Viola : 김혜련, 여수은, 유민형, 이지선
V. Cello : 양지욱, 나인국, 서성은
D. Bass : 이동혁, 김은진


Recording : 장성학, 송근영 ([yu:l]HAUS)
Mixing : 김준성 (씨네노트)
Mastering : 황병준 (Sound Mirror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