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Baesuyong (배수용) / 2025.06.19 발매
우리는 2017년에 처음 만나 햇수로 9년을 함께했다.
같이 만든 곡이 서른 개가 넘었다.
형의 음악을 보는 일은 늘 재미있었고, 간혹 오묘했다.
첫 EP 'Seoulo'에는 음악을 위해 포부 하나 가지고 상경한 청년이 있다.
신인은 원대한 꿈과 듣기 좋은 허세를 고함쳤다.
정규 1집 '굿 시추에이션'에는 현실에 발이 걸린 이야기가 있다.
그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 곡을 들을 때면 얼굴 한쪽이 먹먹해진다.
왜 혹은 굳이 등의 말은 하지 않았다.
때로는 모르는 척이 가장 큰 공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규 2집 'Blue Jeans, Barefeet'에는 서울에 적응한 Silly Boot이, 정규 3집 'Sing A Song, Enlighter!'에는 한국 사회에 맞게 해감된 배수용이 있다.
한때 우리는 음악만이 우리의 직업일 줄 알았으며,
가끔 나는 영영 큐베이스를 열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수만 가지 작업물이 초 단위로 쏟아지는 오늘날
우리는 남들보다 미련이 많은 사람이기에
항상 무엇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기에
태양계보다 큰 용지에 기어이 점 하나를 찍는 존재이기에
요즘은 찾기도 힘든 앨범 소개글에, 우리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종종 음악을 내놓을 것이란 말을 전한다.
- 레인메이커 김태연
[Credit]
1. 길 위에 (On The Road)
- Vocal: 배수용
- Drums: 김태연
- Bass: 김태연
- Synthesizer: 김태연
2. 빌어 먹을 (Damn)
- Vocal: 배수용
- Drums: 김태연
- Bass: 김태연
- Synthesizer: 김태연
Mixed & Mastered by 김태연
Album Artwork by 김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