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chas Zukerman

남성/솔로

이스라엘 출생의 미국 바이올린, 비올라 연주자 겸 지휘자.

폴란드 사람을 양친으로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탄생했다. 어린 시절에는 리코더와 클라리넷 등에 흥미를 보였으나 7세 때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의 초보 지도를 받으면서 음악 공부를 시작했고 1956년에 텔아비브 음악원에 입학, 본격적인 공부를 했다.

1961년에는 이스라엘 음악제에 출연하여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음악제에 초청을 받아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던 파블로 카살스와 아이작 스턴이 마침 그 연주를 듣고 13세의 소년으로는 드물게 보는 재능에 경탄, 이 두 사람의 권유로 주커만은 즉각 줄리어드 음악원에 유학했다. 아메리카 - 이스라엘 문화기금의 장학금을 얻은 주커만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유명한 갈라미언 교사를 사사, 급성장했다.

1966년 이탈리아의 스폴레토 음악제에 데뷔하고, 이듬해 1967년 카네기 홀에서 열린 레벤트리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동문인 한국의 정경화와 함께 출전하여 결선에서 재연주까지 하는 경연을 벌였으나 끝내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두 사람이 공동 우승이라는 이례적 결과를 낳은 것은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같은 해에 미국을 연주 여행한 주커만은 20세가 되던 1968년엔 푸에르토리코의 카살스 음악제에 초청을 받았고, 다시 베네수엘라 음악제와 BBC 방송에도 등장했다. 또한 1969년에는 스턴의 대역으로 뉴욕 필하모닉의 정기 연주회에 출연, 레너드 번스타인의 지휘하에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연주했는데, 이때의 대단한 성공으로 일약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같은 해에 카네기 홀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영국실내관현악단과 처음으로 협연했고, 이어서 영국실내관현악단과 함께 로열 페스티발에도 출연, 런던데뷔를 압도적 성공 속에 장식했다.

그 후 바렌보임과는 두터운 우정이 싹트게 되었고, 둘은 스테이지와 레코딩에서 자주 협연하게 되었다. 그 뒤에는 런던을 본거지로 삼아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뛰어난 재능을 십분 발휘, 연주 활동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주커만은 1971년, 영국실내관현악단의 지휘대위에 선 것을 계기로 지휘 활동도 시작했다.

바로크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지휘자 겸 독주자로 연주하는 등 두 분야에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커만의 스케일은 세 살이나 더 나이가 많은 이차크 펄먼에게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대형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특히 다부진 울림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갖춘 풍려한 음색은 주커만 만의 강력한 무기라 하겠다.

합리적인 주법으로 악기를 솜씨있게 다루고, 바이올린 본래의 아름다운 노래를 낭낭하게 연주할 때는 마치 주커만은 이 악기를 켜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듯한 생각을 갖게한다.

반면에 그러한 특질은 어쩌면 다소 그의 음악을 깊이가 얕은 것으로 느끼게 하는 결과를 낳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주커만의 바이올린 연주는 다소 낙천적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비판 정신이 결여된 연주는 결코 아니며, 오히려 그의 음악은 표현 의욕으로 일관하는 것을 커다란 특징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