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th Of The Cool
Miles Davis / 1950.01.01 발매
Birth Of The Cool
마일즈 데이비스는 즉흥 연주의 나열에 헌신하며, 대중과의 교감에 대해 마땅한 해답을 찾지 못했던 재즈 신에 과거 스윙 시대, 클래식 음악의 소프트 사운드와 릴렉스한 분위기를 제시한다. 더불어 비밥의 출현으로 폐기 처분했던 편곡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시킨다. 여기에는 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는 제리 멀리건, 길 에반스 등이 속해 있던 클로드 손힐(Claude Thornhill) 밴드와 리 코니츠(Lee Konitz)의 스승 레니 트리스타노(Lenie Tristano)에 대한 영향이 직접적으로 내비친다. 당시 20대 젊은 뮤지션들을 대표했던 이 9인조 오케스트라 편성은 솔리스트와 앙상블과의 통합 관계에서 가장 좋은 사운드를 자아낼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었다. 이들이 빚어낸 음악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개념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탁월한 대위법과 다성 악절로 표현되는 Israel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동반하며 고음-저음 악기가 대치하고 있다. 길 에반스가 편곡한 Moon dreams 같은 경우는 감미로운 무드 음악에서 일순간 거친 불협화음과 복잡한 리듬 속에 용해되며 어둠에 사로 잡혀 버린다. 더불어 제리 멀리건의 작, 편곡작인 Jeru에서는 당시의 재즈에서는 신선함으로 다가갔던 부조화의 개념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밖에 앨범에 수록된 12곡에는 곡마다 젊은 아티스트의 진지한 고민과 문제 제기가 의미로 서려 있다. 이에 대한 컨셉션과 레코딩 전반에 대한 통솔력을 22살의 마일즈 데이비스는 완벽하게 수행한다. 더불어 곧잘 비난의 표적이 되곤 했던 마일즈 데이빗의 트럼펫은 이 잘 빚어 놓은 작품 전체에서 9인조 밴드의 앙상블을 완벽하게 지배, 통제하고 있으며, 그의 정제된 트럼펫 사운드는 쿨 이라는 사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