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matic
Nas / 2001.01.01 발매
앨범에는 스위츠 비츠(Swizz Beatz)와 케니 웨스트(Kanye West)등의 신진 프로듀서들과 타이틀에 어울리는 라지 프로페서와 DJ 프리미어 또한 예의 비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앨범에 이어 많은 곡을 프로듀싱한 댐 그리즈(Dame Grease)의 역할이 돋보이며, 케니 웨스트는 공교롭게도 제이 지가 나스를 디스(diss)한 트랙의 프로듀서로 나스의 앨범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첫 싱글 뮤직 비디오로 제작된 'Got Yourself A Gun'에는 투팍 &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사건을 재현해내고 있으며, 2001년 12월호 [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년에 자신마저 디스했던 투팍에 대해 재조명하는 것은 물론, 제이 지에대한 선전 포고성 발언을 해 향후 둘의 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을 암시했다.
앨범을 여는 'Either'를 통해 그의 갱스터적인 순도와 폭시 브라운(Foxy Brown)과의 성생활 치부까지 강도높게 제이 지를 비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그는 랩 게임에서 라이벌의 관계는 언제나 흥미로우며, 대중들이 기호 문제이며 디스와 경쟁이 진정한 힙 합의 원형이라는 발언으로 상대적으로 약화된 자신의 위치 회복을 위해선 총성 없는 전쟁 정도는 언제나 환영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1집 시절 특별한 게스트 없이도 최고의 리리시스트(lyricist)로 칭송받았던 그의 성공 이야기와 그 업적은 아직도 유효함을 설파하는 첫 싱글에 이어, 영화 [메멘토(Memento)]를 연상시키는 스토리 라인의 'Rewind', 라지 프로페서와 프리미어의 비트가 돋보이는 'You're Da Man', 'Second Childhood', 올드 스쿨 스토리텔링 방식을 재현하며 코메가와 네이처(Nature), 프로디지(Prodigy)를 디스한 'Destroy and Rebuild', 9.11 테러에 대한 심경을 담은 'Poison'등에서 들려지는 나스의 랩, 메시지 전달력은 차치하고라도 각운의 내밀한 구조적 배열은 여전히 흠잡을 곳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프로덕션. 3집 [I Am](1999/Columbia) 이후 보여준 [Illmatic]에 대한 끊임없는 향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 번째 앨범 [It was Written](1996/Columbia) 스타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음악적 정책 혼선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츠 비츠의 'Braveheart Party'나 전형적인 트랙 마스터즈(Track Masters/L.E.S.) 스타일의 'Rule'이나 'One Mic', 에이지(AZ)와 함께 한 'The Flyest'은 앨범의 정체성, 특히 [Stillmatic]이라는 타이틀을 의심케 만들 정도로 혼란스럽다. 그가 돌아왔는지, 여전히 랩 게임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실력자인지에 대한 평가는 이번에도 유보하는 것이 현명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