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washed
George Harrison / 2002.11.19 발매
조지 해리슨이라는 존재감이 너무나 큰 탓일까. 마스터피스 반열에 오를 훌륭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조용한' 반응을 얻은 작품이다. 지난 2001년에 타계한 해리슨의 유작 음반으로, 1987년의 [Cloud Nine] 이후 무려 15년만의 정규 앨범이다. 앨범 작업 도중 그가 세상을 떠나 아들 대니 해리슨과 오랜 친구이자 협력자인 ELO 출신의 제프 린이 레코딩을 완성했다. [Beatles Anthology 1]의 'Free As A Bird'처럼 제프 린의 시네마틱한 기법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조지 해리슨의 기타가 울고 있는 듯한 'Rising Sun'이 대표적이다. 'Something'을 떠올리는 비틀즈 팬이라면 전반부에 포진한 컨트리, 블루스 넘버들이 귀에 잘 안 들어올지도 모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지 해리슨만의 서정미를 만날 수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병마와 싸워가면서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앨범 레코딩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장인(匠人)적 의지에 경의를...oimusic 2003년 08월 고영탁 지난 2001년 11월 29일에 세상을 떠난 전 비틀즈 멤버 조지 해리슨의 통산 10번째 앨범이자 그가 남긴 마지막 유작 앨범. 'Something',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같은 곡은 오히려 비틀즈 해체 이후에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비틀즈 시절에는 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누가 뭐래도 그는 쿨한 비틀이었다. 위의 곡들 이외에도 'Within You Without You', 'Here Comes The Sun' 등은 조지 해리슨의 놀라운 재능이 발현된 명곡 중 명곡이었다. 그는 비틀즈가 해체되었던 1970년에 마스터피스로 평가받는 [Everything Must Pass]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기 전인 다양한 여러 동료들과 교류해나가면서 '90년대 중반까지 솔로 뮤지션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조지 해리슨 사후 1년이 다 되어서야 나온 이 앨범은 그의 아들 대니(Dhani)와 조지의 오랜 친구이자 ELO의 리더였던 제프 린(Jeff Lynne)에 의해 완성되었다. 사망하기 전까지 투병 중에도 2-3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으로, 다니와 제프 린이 최대한의 애정을 갖고 그의 유작을 잘 마무리했다. 아주 따뜻하고 멜로딕하고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운 앨범이다. 사실 전반부의 몇 곡은 조지 해리슨의 팬이 아니라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그런 곡들이다. 첫 곡 'Any Road'나 두 번째 트랙 'P2 Vacation Blues (Last Saturday Night)' 같은 컨트리, 블루스 넘버가 특히 그런데, 여기서 그의 보컬은 마치 밥 딜런처럼 읊조린다.그러나 이 음반은 솔로 아티스트 조지 해리슨의 작품이지 비틀즈의 레코드가 아니란걸 상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isces Fish'를 지나 'Rising Sun'에 이르면 비틀즈 시절을 떠올릴 만하다. 특히 여러 웅장한 사운드 효과가 어우러져 대곡 분위기가 풍기는 'Rising Sun'은 [비틀즈 앤솔로지] 작업 때 만들어진 'Free As A Bird'를 듣는 듯하며, 그 곡에서처럼 조지의 기타가 '울고' 있다. 'Rising Sun'은 이 앨범에서 프로듀서 겸 베이스, 키보드, 기타 등 가장 많은 역할을 해낸 제프 린의 영향이 아주 크게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인스트루멘틀 'Marwa Blues'는 조지 해리슨이 뛰어난 기타리스트임을 증명하는 곡이다. 슬라이드 기타를 이용해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그의 기교는 인도의 명상을 떠올리게 하며 역시 비틀즈의 퍼스트 기타는 아무나 소화해내는 게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앨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중 하나. 어쿠스틱 연주 패턴으로 진행되는 'Stuck Inside A Cloud', 'Run So Far' 등도 너무나 편안하게 들린다. 'Never Get Over You' 같은 곡에서는 조지 해리슨의 거장다운 완숙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한편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는 랜디 뉴먼의 사운드트랙을 듣는 것처럼 흥겹다. 이 음반에서 독자들이 기대해야 할 것은 비틀즈 멤버로서가 아닌 조지 해리슨 개인이어야 한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실제로 이 음반은 무척 훌륭한 완성도와 뛰어난 내용물을 지닌 작품이다) 그가 음악가로서 40여년 간 쌓아왔던, 그리고 죽음의 문턱에서도 병마와 싸워가면서까지 우리에게 전하려 했던 음악적 성취. 그 하나만으로 이 음반은 별 5개의 가치가 있다.oimusic 2003년 01월 고영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