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Road

James Taylor / 2002.08.13 발매

‘September Grass’, ‘October Road’, 심지어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롤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stmas’(원래 이 곡은 지난해 겨울 몇 몇 라미오 방송국에서 플레이되었던 곡이다)에 이르는 트랙 리스트를 보면 이 앨범이 한 여름에 선을 보인다는 것이 다소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 시대의 대표적인 싱어 송라이터 중의 하나인 제임스 테일러의 여전히 부드럽고 편안한 음색을 듣는 것은 여전히 즐겁다.

그는 지난번 그래미 시상식에서 이번 앨범에 참여해주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마이클 브레커(Michael Brecker)의 앨범 [Nearness Of You] 수록곡 ‘Don't Let Me Be Lonely Tonight’으로 ‘최우수 남성 팝 보컬’을 수상할 만큼 뛰어난 가수이기도 하지 않은가? 솔직히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비트를 지닌 록 음악이나 댄스 팝 아니면 생존이 힘든 우리 팝 음반 시장의 현실 속에서 이런 음반이 얼만큼의 지분을 차지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어덜트 컨템퍼러리 성향의 음반으로는 제격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September Grass’와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를 제외하고는 전곡 제임스 테일러의 자작곡으로 그의 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1948년생이니 벌써 쉰 여덟. 황혼의 나이지만 아직도 그의 낭만적 감성은 여전하고 음악을 향한 열정 또한 뜨겁다. 이번 음반은 지난 1998년 2월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그에게 ‘최우수 팝 앨범’의 영예를 안긴 [Hourglass](1997)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비교적 그의 초기작들인 [Gorilla](1975)와 [In The Pocket](1976)에서 함께 했던 러스 타이틀먼(Russ Titelman)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첫 싱글 ‘On The 4th Of July’에서 읽을 수 있듯 미국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다소 불만이긴 하지만 슬라이드 기타의 대가 라이 쿠더와 색소포니스트 마이클 브레커의 연주가 가미된 컨트리풍의 타이틀 트랙 ‘October Road’ 등은 인상적이다. 제임스 테일러의 딸 샐리가 ‘My Traveling Star’와 ‘Baby Buffalo’에 백 보컬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듯한 관조적 느낌으로 채색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