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Respuesta
Laura Pausini / 1998.10.20 발매
최근 선보인 4집 LA MIA RISPOSTA(나의 대답)는 기존의 ‘칸초네’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음악적 완성도 면에서나 앨범 아트워크를 통해 라우라는 성숙미를 물씬 풍기고 있는데 밀라노와 할리우드, 그리고 뉴욕을 오가며 작업이 이루어진 이 앨범은 사운드 면에서는 칸초네와 흑인 음악의 교배를 시도했다는 점이 가장 주목을 끈다. 리듬감이 강하게 느껴지며 퍼커션의 역할이 눈에 띄는데 재닛 잭슨-그녀는 라우라가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이기도 하다-의 앨범에서 리듬 파트 작업을 했던 알렉스 리치버그(Alex Richbourg)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첫 싱글 Un'emergenza d'amore(사랑의 위기)나 R&B 넘버 Come una danza(춤처럼), Che bene mi fai(그대가 내게 베푼 선) 같은 곡들은 그런 좋은 예이다.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라우라가 프로듀싱와 송라이팅에 참여하며 다재다능함을 과시하고 있는 점이다(사실 외국 아티스트들은 이처럼 앨범을 발매해 가면서 송라이팅과 프로듀싱에 손을 대는, 진정한 아티스트의 면모를 갖추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 다시 한 번 우리 가요계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리듬감 넘치는 곡 이외에도 감미로운 발라드 곡들도 들어있는데 제네시스 출신 팝 아티스트 필 콜린스(Phil Collins)가 만들어준, 그녀가 처음 영어로 부른Looking for an angel을 비롯해 작고한 테레사 수녀의 시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Buone verita(진실된 진실), 로빈 윌리엄스 주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나서 만들었다는 La felicita(행복)이 그러한 곡들이다. 특히 발라드 넘버 Anna dimmi si(안나,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줘)는 차분한 라우라의 보컬이 더없는 매력을 전해주며 마치 가요곡을 듣는 듯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물론 필자의 주관이 강하게 개입되어 있어 입맛이 다른 수요자를 충족시키긴 힘들겠지만 이런 쪽에 관심이 있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썩 괜찮은 음반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gmv 1999년 02월 원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