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
여성/솔로
1946년생인 셰어는 셰릴린 사키시안(Cherilyn Sarkisian)이란 발음하기 까다로운 본명을 갖고 있었다.
그녀가 음악계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계기는 일찌감치 얻은 남편 소니 보노(Sonny Bono)와 함께 소니 앤 셰어(Sonny & Cher)라는 듀오를 결성하면서부터였다. 이들은 전설적인 프로듀서 필 스펙터(Phil Spector)의 조력에 힘입어 수많은 히트곡들을 배출해 냈는데, 그 중에는 60년대 최대의 히트곡 중 하나로까지 회자되는 'I Got You Babe'(1965년 빌보드 싱글차트 1위)도 포함되어 있었다.
소니 앤 셰어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동안, 셰어의 솔로활동도 함께 기획되었다. 1965년 첫 솔로앨범 [All I Really Want To Do]를 발표하며 성공적인 솔로 데뷔 신고식을 치른 셰어는, 이후 1974년까지 3곡의 넘버원 싱글을 배출해 내며 어떻게 보면 듀오 활동보다 더 성공적인 솔로 커리어를 쌓아 갔다. 물론 이러한 성공에는 남편 소니의 도움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셰어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부부간의 금슬에는 오히려 깊은 골이 파여 갔다. 결국 1974년 이 커플은 전격적으로 이혼을 선언하게 되고, 셰어는 완전한 솔로 가수로 남게 된다. 한데 이혼 이후 그녀의 인기는 급전직하하는 경향을 보였으니, 70년대가 다 가기 전까지 차트 상위권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 사이 그녀는 기타리스트 그렉 올먼(Gregg Allman)과의 염문으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처지가 되기도 했는데, 이후 이 두 사람은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한바탕 요란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 밖에도 셰어는 상당수의 스타들을 상대로 요란한 남성편력을 과시하며 뉴스메이커로서의 위치를 잃지 않았다.
80년대 이후 그녀는 영화배우로 완전 전향하다시피 해서, '이스트윅의 마녀들(The Witches of Eastwick)'(1987)과 '문스트럭(Moonstruck)'(1987) 등의 영화를 통해 흥행배우로 인정받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특히 'Mask'(1985)와 '문스트럭'을 통해 그녀는 2차례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로써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셰어는, 그 여세를 몰아 1987년 가수로서의 재기 앨범인 [Cher]를 발표하게 된다. 이 앨범에서는 싱글 'I Found Someone'이 차트 10위에 오르는 히트를 기록하며 셰어의 성공적인 복귀를 만방에 고했다.
이후 그녀는 80년대가 가기 전에 2곡의 10위권 히트 싱글을 더 배출하였으며, 1991년까지 성공적인 가수 겸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적절히 구가하였다.
이후 한동안 별다른 활동이 없던 그녀는 1998년, 50줄을 넘긴 나이에 난데없이 'Believe'라는 화끈한 댄스곡을 들고 다시금 팝음악계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Believe'는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름은 물론, 셰어 생애 최초의 그래미상('Best Dance Recording' 부문)을 안겨주는 대히트곡으로 거듭나며 90년대 후반을 장식한 최대 히트 팝송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1998년은 셰어의 전 남편 소니 보노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해이기도 했다.